해외취업 꿈꾸는 자격미달 지원자들(?)


'해외취업' 말만 들어도 설레고 가슴이 덩기덕 쿵더러러 굿거리 장단으로 휘몰아 치지 않는가. 복지 좋고, 야근 없고, 위계질서는 찾아보기 힘들며, 영어나 외국어로 동료와 샬라샬라 하는 상상! 칼퇴 이후에 즐기는 여가까지. 해외취업과 해외 근무는 많은 젊은이들의 '상상'혹은 '환상'이다.


나도 그랬다. 해외에서 일하면 모든게 좋겠지? 외국인 회사 동료들과 친구도 되고, 정수기 앞에서 스몰톡도 하고, 영어 실력도 일취월장 되겠지! 그런 상상은 애저녁에 미국에서 산산조각이 났지만 말이다. 물론 해외취업의 장점이 없다는 말은 아니며, 나는 여전히 한국에서 근무하기 싫다. 그 이전에 한국에서 다시 취준생이 된다는 생각만 해도 살지도 않은 삼십년 묵은 두통이 밀려온다는 말이다. 


해외취업하면 이렇게 삐까뻔쩍한 테이블에 물떠다놓고 프리젠테이션 할것같죠?

(사진 출처: 버즈피드)


나같은 많은 청년들이 해외로 나가기를 희망하고, 또 도전하고 있다. 나도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으로 그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생각은 1도 없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있기 싫어서, 혹은 해외 생활을 동경해서. 그런 단순한 이유로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수준미달의 지원자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물론 내가 경력이 차고 넘치고 할 줄 아는게 너무 많고 모든 걸 척척 해내는 수준 이상의 지원자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이력서를 보내고 봐주세요~했던 후배 동료 선배들을 까내릴 생각도 없다. 다만, 그들의 면전에서는 '너는 수준 미달이야'라고 할 수 없으니 이렇게 썰이라도 풀어보자는 말이다. 



1. 그들은 진짜 수준 이하일까.


나는 한국에서처럼 '스펙'에 목매는 학생들을 본 적이 없다. 그 스펙은 취업을 위해 쌓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이 스펙이 취업을 위해 도움이 되어야 하는게 맞는 건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면 한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쌓는 '스펙'은 어떤것일까.


토익, 한국사자격증, 한자자격증, MOS자격증, 컴퓨터활용능력자격증, 금융3종(증권투자상담사, 증권FP, 선물거래상담사), 기타 등등

이런 무수한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 검증과 시험들을 통과한다고 끝이 아니다. 우리의 능력은 1차로 학교의 네임밸류(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주기도문)로 갈릴것이다. 이후로는 취업에 유리한 학과인지, 학점이 3.x는 넘는지, 복수전공은 했는지, 학과 동아리나 교외활동은 했는지, 봉사활동 시간이 3자리 숫자인지, 국제경험은 있는지... 우리가 통과해야하는 벽은 너무나 많고, 높다. 여기에 나처럼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나 교내 근로장학 등으로 그야말로 분단위로 쪼개진 삶을 살아야한다. 대학의 낭만? 그딴건 없다.


0x학번인 나를 주변으로 현재 16학번(와 나 늙었다)에 이르기까지, '스펙'에 아무런 알러지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금수저이거나... 미친놈이거나... 아무튼 그만큼 스펙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 문제는 이게 취업에 정말이지 도움이 되냐는 물음이다. 취업에 성공한 많은 이들은 부정적인 대답을 내놓는다.


그러면, 이렇게 스펙을 많이 쌓아놓은 지원자들에게 내따위가 감히 '수준 미달'이라는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내 스펙도 그리 대단한것도 아닌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한 데에 있다. 너는 스펙이 없어서 수준 미달인 게 아니라, 해외 취업을 하기에 자격 미달인 거라고.



2. 감히 그들이 자격미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


(1) 엉망진창 이력서

아무래도 몇차례 해외취업에 성공한 경력(?)탓인지 많은 친구들이 나에게 해외취업의 방법에 대해 묻거나 영문 레쥬메와 커버레터, CV(경력기술서)를 들고와 물어보고는 한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한국인 직원을 채용할 때도 몇 번 한국인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받아본 적이 있다. 미국에서도 말레이시아에서도. 


나는 영문 이력서 트레이닝을 미국 어학연수 시절에 받았다. 두 차례 인턴십을 거치면서도 많이 까이고 구르면서 배웠다. 운이 좋게도 나의 이력서를 첨삭해줄 많은 '원어민'들을 만났고, 어학원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나의 운은 미국에서 터진 것인지 실리콘밸리의 링크드인, 구글, 애플 본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서 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오니, 내가 한국에서 썼던 영문 이력서는 쓰레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해x스 등의 어학원에서 무료로 진행해주는 영문 이력서 첨삭 컨설팅을 받아보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나는 꽤 그럴싸한 영문 이력서를 짜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영문 이력서는 한국의 이력서처럼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지 3천자로 쓰시오.라고 하지는 않는다. 보통 기업에서 요구하는 Resume. 이건 Letter사이즈 용지 한 장에 끝나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이지 '이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에 있는 사람들이라 모르겠지? 하면서 이력을 뻥튀기하거나 부풀리면 안된다. 특히 당신의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어서 뻥도 진짜처럼 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라면. 뻥튀기 이력서로 서류전형을 통과해봤자 영어로 면접을 시작하면 다 들통난다 이말씀이다.


그런데 이런 영어 이력서가 엉망인 지원자가 많다. 심지어 학교 취업센터나 원어민 강사, 어학원의 첨삭을 받아 왔다는 사람들의 이력서도 말그대로 쓰레기인 경우가 많았다. 내가 HR 팀의 채용 담당자라면 이런 이력서는 3초안에 이면지 함에 집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이력서가 쓰레기인 이유. 1. 번역기를 돌린듯한 엉터리 영어(현재 과거 시제를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음), 2. 영문 이력서 템플릿에 맞지 않아 보기 힘든 이력서, 3. 업데이트가 덜 된 이력서, 4. 이력이 없어 텅텅 빈 이력서, 5. 본인이 지원하는 자리에 맞지 않는 이력서. 6. 쓸데없이 중언부언 말이 긴 이력서. 대략 이런 이유이다. 고치는 방법? 잘 쓴 사람들의 이력서를 참고한다.


그럼 잘 쓴 영어 이력서는(!?). 인터넷에 널렸다. 그런데 잘못된 이력서도 널렸다. 그러니까 취사선택을 잘 해야된다는 말인데, 이건 링크드인에서 거의 90%는 해결이 가능하다. 해외취업 희망자에게 링크드인의 중요성은 백만번 설명해도 부족할 정도다. 그러니까! 아직도! 링크드인에! 가입을! 안했으면! 쫌! 하라고! 내가 원하는 직책이 Marketing 쪽이라면, 해외 유수 기업의 marketing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검색해서 이력서를 쭉 훑어보고, 아 이런 단어를 쓰면 좋겠구나. 이런 식으로 내 이력을 설명하면 되겠구나. 라고 참고하면 되는 거다.


이력서를 잘 쓰는 방법은 따로 글을 써야겠다. 여기다 쓰기에는 너무 길어질것같아. 


링크드인에 '구글 마케팅'을 쳤을 뿐인데 진짜 실리콘밸리 구글 헤드쿼터에서 일하는사람들 이력서가 무료로 쫙 뜨고요...

링크드인에 가입하지 않은 당신은 사랑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어.




(2) 내 토익 점수 950인데?

내가 생애 최초로 토익을 쳤던 건 대학교 4학년 때 일이다. 그 때 내 토익 점수는 말그대로 발점수였다. 당당하게 밝히자면 600대 언저리였다. 대학 입학 후 처음 영어 테스트를 본다며 원어민 교수 앞에 나를 데려다 놨을 땐, 스무살이나 먹은 나는 한마디도 못하고 엉엉 울어버렸다 (등신) 그러니까. 말하자면 나는 영어 바보였다. 내 토익 점수였던 600점보다 낮다고 좌절하지 마시라. 내 생각엔 앞자리 7 미만은 다 그게 그거다. 근데 딱히 앞자리가 8이나 9라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면 말하기 시험 점수가 높으면 영어를 잘하는걸까? 그렇지도 않다. 시험은 말그대로 시험일 뿐이다. 그게 토익이든 토익스피킹이든, OPiC이든 토플이든. 어떤 시험을 갖다 놔도 시험은 시험일 뿐이다. 시험을 좋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뿐이고, 외국에서 니 토익 점수를 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제발 영문 이력서에 토익 토익스피킹 점수좀 쓰지 마)


하지만 외국인으로 영어를 쓰면서 해외에서 일하려면 일정 수준의 영어실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특히 영어 원어민들과 싸워야 하는 자리는 더욱 그렇다. 굳이 회사에서 비자 내줘가며, 돈이랑 시간을 써가며 영어로 의사소통도 안되는 외국어 노동자를 쓸 이유는 1도 없는 거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게 아니라면. 


그렇다고 영어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은 절대 아니다. 그 회사에서 기꺼이 영어 非모국어인을 채용하겠다는 건이면 더욱. 영어로 내가 하고 싶은 '업무적' 얘기를 할 수 있으면 된다. 물론 이게 쉬운 게 아님을 나도 잘 알고있다. 내가 미국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의사소통과 영어였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안다. 


하지만 해외취업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은 영어나 외국어가 해외취업에 가장 높은 허들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당연히 언어적인 능력이 많이 필요한 자리면 더욱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영어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영어실력에 한껏 고취된 사람들이 있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 자신감 열매를 너무 많이 먹은 사람들이다.


보통 영어권 해외취업을 꿈꾸는 친구들은 영어를 어느정도 잘 하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내가 '객관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지이다. 만약 언어적 능력이 중요한 자리에 취업을 원하는 (주로 문과) 친구들이라면 자신의 영어실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해외취업 성공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채울 수 있다. 가장 많이 착각을 하는 부분이 '나는 OO 점수가 높으니까', '학교 원어민 선생님이 내 발음을 칭찬했으니까', '한국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길 안내를 해줄 수 있으니까' 라며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부분이다.


가장 큰 실수는 토익점수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토익이 중요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앞자리 9가 아니면 영어 무식자로 통하는 세상이 됐다. 너도 나도 토익 900 이상을 꿈꾸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교재, 학원, 시험에 쏟는다. 요즘은 말하기 시험도 중요해져서 토익 스피킹이다 오픽이다 시험비를 기부하는 기부천사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런 토뭐시기 '점수'가 해외취업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거다. 그러니까, 당신이 토익 990점이든 나발이든 실제로 업무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너는 영어 무식자라는 말이다.


그럼 업무적인 의사소통 능력은 어떻게 파악하냐고? 운이 좋으면 해외에서 인턴을 해보는 방법도 있고, 한국에서 외국계 회사에서 원어민들과 일해보는 방법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 두 방법이 쉽지 않다면? 직접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가장 가고싶은 회사(예: 구글)에 가장 가고싶은 직무(예: 광고팀)를 생각해본다. 그 면접장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2020년 한국 온라인 광고 시장 동향' 정도라고 질문을 떠올린다면, 이걸 영어로 혼자 답변을 해본다. 혼자서 막힘이 있건 말건, 문법/어법이 틀리건 말건 주저리주저리 한 주제에 대해 10분 이상 말할 수 있는 정도라면 문제가 없다. 물론 이건 내기준이고, 당신이 지원할 회사의 HR팀은 다르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최소' 저정도는 되어야 어디서 입이라도 뻥끗할 수 있다. 혼자서도 못하는 거, 원어민들이 득시글한 곳에서 하겠나.



자 그럼 게임(인터뷰)을 시작하지



(3) 스펙은 경력이 아니에요.

해외취업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대기업 입사준비를 하다가 힘에 부쳐서, 혹은 평범하게 대학생활을 하다가 해외 생활이 하고싶어서,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도저히 못해먹겠어서 등. 해외취업을 처음부터 꿈꾸고 준비한 친구들보다 한국의 쓴맛을 보고 넌더리를 치며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해외취업에 필요한 '경력'이 부족한 친구들이 많다.


나도 내가 해외에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나는 미국에 발을 들여놓고 1년간 한국에 빨리 돌아가고 싶었고, 매일밤 버스를 타고 엄마 아빠를 보러 집에가는 꿈을 꿨다. 그 이후로 해외생활에 취미가 붙어서(?) 해외를 떠돌게 됐지만, 어찌됐건 나는 대학교를 졸업할때까지 '해외취업'을 목표로 준비한 부분은 한 개도 없었다. 


다만 내가 지금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남들의 '스펙 루트'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취업이 잘 되는 과에서 취업률이 단과대 꼴찌인 과로 전과를 했고, 내가 원하는대로 학과에서 아웃사이더의 길을 택하고 밖으로 나돌았으며, 내가 원해서 스포츠 잡지사에서 인터넷 기자로 일을 하고(심지어 무급으로), 혼자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트를 삽질하며 독학하고, 워드프레스 홈페이지를 코드와 싸워가며 만들어보기도 했고(근데 잘못해서 백업안하고 폭파시킴), 책도 출간해보고 별의 별 꼴값을 혼자 다 떨었다. 친구들은 쟤가 미쳤나보다 생각했지만, 나는 재밌었다. 이게 '대기업 채용'에는 불이익으로 작용했지만, 해외취업에서는 아주아주 도움이 되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나돌았던 경험들은 고스란히 Work Experience에 적을 수 있는 '경력'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서 퇴짜를 맞았던 경력은 해외취업에서 나를 '흥미로운' 지원자로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나처럼 독고다이로 하고싶은거 다 하면서 산 친구들이 아니라, 너무도 착실하게 시험이며 자격증이며 경영대 복수전공을 한 친구들. 그러니까 '대기업 루트'를 밟은 친구들은 이런 경력이 없다. 그래서 이들이 영문 이력서를 쓸 때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Work Experience이다. 왜냐면, 스펙을 쌓느라고 정작 경력은 한 개도 없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심지어 Work Experience / Professional Experience란에 교환학생을 적는 친구들도 있는데... 교환학생 간 게 근무 경력인가... 제발 그러지 마라. 차라리 편의점 알바를 했으면 Cashier를 경력으로 적고, 옷가게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으면 Sales Clerk을 경력으로 적으면 된다. 내가 아는 그 어떤 나라, 직무, 산업에서도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part time job)경력을 무시하거나 얕게 보는 곳은 없다. 오히려 Sales 경험이 있으면 플러스 요인이 되는 자리도 많다. 그리고 제발 제발 제발 대기업 아니더라도 인턴은 꼭 해라! 스타트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어디든 좋다. 내가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쪽에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인턴은 꼭 해라.


그리고 남성 지원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있다. 군대 경력. 특히 부사관이었거나 분대장인지 뭔지 (군알못) 했던 사람들은 경력란에 한 챕터를 추가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군경력'은 특히 모병제 국가에서는 엄청나게 흥미로운 기록이다. 한국인 지원자를 많이 받아본 팀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군경력은 엄청난 가산이 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니가 이 세상에서 겪은 Challenge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평가하는데 (인터뷰 때마다 What is your biggest challenge in life?가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 군경력은 이부분에서 엄청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다. '내가 군대에 있을때 말이야... 사격훈련을 하는데 말이야... 수류탄을 던지는데 말이야' 이런 말이 '저새끼 또!'가 아니라 '헐?! 님 진심? 너 소총 쏴봄? 수류탄 던져봄?' 하면서 눈을 초롱초롱 빛낼 얘기가 된다는 말이다. 근데 난 미필 여성이니까 이부분은 스킵할래. 군경력에 대한 영문이력서를 어떻게 적는지 궁금하면 어디로 가야될까? 어디긴 어디야 링크드인이지. 아니면 미8군 카투사 직원이나 병사를 채용하는 공고문을 참고해도 된다.


어쨌든. 중요한 건, 3초 안에 당신의 이력서가 '흥미롭게' 보일 수 있게 포장하고, 그 포장을 위해 알맞는 재료를 선정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재료들은 우리나라의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것들의 外적인 부분에서 나온다. 당신이 MOS인지 한국사 자격증인지를 가지고 있다고 영문 이력서 Certification란에 한 줄 작성할 수는 있지만, 그딴거 개뿔 보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Skill란에 'Microsoft Word 할줄 암' 이런거 적지 마시오... 못하는 사람이 어딨냐.



나 MOS자격증 있음!

해봤자 해외기업 HR팀 그거 모르는 사람 95.7% 이상이라는 데에 허니버터칩 검.




3. 자격함양을 위해 해야될 일


그래 대강의 '자격 미달자의 조건'에 대해서 설명했다. 혹시 당신이 위에 설명한 자격미달자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 축하드립니다. 복권에 당첨되셨읍니다. 귀하의 주소와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적으십시오. 가 아니라. 해외취업을 위한 자격 함양에 더 힘쓰면 된다. 의외로 해외취업은 한국 취업보다 심플하다. 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에 맞으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있다. 미국처럼 취업비자를 받기 까다로운 국가가 아니라면 해외취업의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나같은 사람도 해외취업을 했잖아. 


내가 원하는 자리가 디자인, 개발자인데 내가 읽은 인문학 책에 대해서 에세이를 안 써도 된다는 말이다. 이력서 한장, 커버레터 한장. 이렇게만 쓰면 그냥 끝. 개인 신상정보고 사진이고 부모님 집은 전세인지 자가인지 가족들 직업은 뭔지 연수입이 어떻게 되는지 호구조사를 들어가지 않아도 '당신의 이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다는 거다. 이 얼마나 공평하고 깨끗하고 효율적인가! 


한국의 기업들이 그렇게 되기를 기다리려면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가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차라리 통일이 되는 편이 빠를 것 같으니, 차라리 나는 타지에서 좀 더 구르련다. 


자격 함양을 위해 해외취업 희망자들이 해야할 일은 1.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한다. 2. 해외취업 자리가 어떤 곳이 있고, 나에게 가장 맞는 자리가 어느 나라에 가장 많은지, 어떤 곳에 기회가 가장 많을지 찾아본다. (참고: 해외취업 정보 찾기) 3. 외국어 '시험 점수' 향상이 아닌 '실력 향상'을 목표로 공부한다. 4. 스펙이 아닌 이력을 쌓는다. 5. 이런 고급 정보를 전달한 글쓴이에게 허니버터칩을 국제우편으로 보낸다.


이정도로 나의 꿀같은 정보 전달을 마치겠다. 그래서 제 주소는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