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국 30여개 도시를 여행 및 거주하면서 확실히 느낀 점이 있다. 거주와 여행은 달라야 한다는 걸. 이번 일본 여행 전까지는 긴가민가 했던 점인데 이번 여행을 통해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나의 거주지와 여행지의 조건은 완벽히 반대이다.


1. 거주지 선정 - 편의성 우선
자동차가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그러므로 모든 편의시설(관공서, 회사, 식당을 비롯해 공항, 유흥지 등)이 거주지의 주변에 있어야한다. 거주지는 대도시를 선호한다. 그중에서도 교통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어디든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으면서도 교통체증이 적어야한다.

관광객이 아주 많은 곳도 싫다. 내가 거주하는 곳은 ‘내 터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야한다.


2. 여행지 선정 - 휴양지, 자연, 어드벤처 선호
대도시의 여행지는 전혀 감흥이 없다. 대도시에 살고 있으므로 더욱. 나에게 여행은 쉬는 것이고, 휴양의 의미이다. 시간 단위로 타이트하게 계획을 짜는 것도, 모든 여행지 패스를 알아서 버짓트래블을 하는 것도 귀찮다. 여행할 지역이 정해지면 간략하게 가고싶은 곳을 몇군데 정해서 그곳만 보면 된다.

남들 다 가는 여행지 다 가는 스팟식 여행, 가이드 투어도 감흥 없다. 빡빡한 여행은 막상 가봤자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 열심히 버스에서 갇혀 있다가 시간에 쫓기며 사진을 찍고 밥을 먹은 기억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늘어지게 해변가에서 서너시간을 누워 있는다든지, 맥주를 열심히 따면서 한적하게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를 본다든지 하는 것. 그러다 가끔은 등산이나 암벽등반 등을 해도 좋다. 수영이나 스노클도 좋다. 자연 최고.

여행과 거주는 다르고 여행과 거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도 싫다. 일과 여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도 정말 싫다. 그래서 프리랜서라든지 디지털노마드라든지 혹은 자택근무라든지 하는 것에 끌리지 않는다.

결국은 나는 거주지와 여행지의 선호도가 전혀 다르다는 점. 앞으로 여행은 무조건 휴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