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그랬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누군가가 나를 나쁘게 생각할까봐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고. 어느정도 공감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누구신데,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는데 나는 어디선가 까이고 조리돌림당한다.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내 이런저런 소셜미디어를 들춰보고 얘는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뒷말을 한다. 물론 나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요즘 나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남자친구와 가족, 한국에있는 친구들 뿐이다. 자주 만나서 노는 친구들은 거의 유럽이나 아프리카나 다른 지역에서 온 Expat들이다. 자주 만나서 논다고 해도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 뿐이지 인생 얘기를 한다거나 나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는다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곤 가족, 한국에 있는 친구들, 남자친구가 전부다. 내가 SNS상에 이런 저런 얘기를 털어놓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너네들이 나를 판단할 거리가 못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주 한정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욕을하기 바쁘다. 내가 왜 당신네들의 안주감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신의 인생과 거의 관계없는 제3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낄낄대는 게 애잔하다. 잠시 애잔한 마음을 가진다고 한들 내가 너희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해 줄 이유가 없으므로 무시하고 넘어간다.


결론은, 누가 나에게 욕을 하든 조리돌림을 하든 안주거리로 내 얘기를 하든 그게 내 인생에 끼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 누군가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는데, 그 말이 딱 맞다. '자기 인생이 그럴듯하지 못한데서 오는 자존감 하락으로, 남보다 잘나보이려면 뭉쳐서 누구 하나라도 까야 뭔가 자기가 인싸가 된 기분이 듬'. 응. 애잔하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