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생활비나 이주, 이민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해당 키워드로 블로그 유입이 많다. 말레이시아에서 3년을 살면서 느꼈던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다만 글쓴이는 말레이시아 이민자가 아니고 해외취업으로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것이므로 이민이나 가족단위의 정착과는 다를 수 있다.


말레이시아 거주 단점

1. 교통

한국과는 달리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다. 많은 철도/모노레일 노선 등이 이미 있고, 가장 최신 메트로인 MRT가 1라인 개통, 2라인 건설중에 있지만 그래도 시내 구석구석을 돌기에는 아쉬운 형편이다. KTM은 배차 간격이 30~40분에 이르고 그마저도 시간표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중간에 멈춰서서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로 추천할 것이 못된다.

LRT나 모노레일은 탈만하지만 출퇴근시간에는 매우 혼잡하고 역시 중간에 멈춰서거나 고장으로 인해 몇십분씩 지연되는 경우가 잦다. 제일 안정적으로 탈 수 있는 것이 MRT인데, MRT 제 1라인 (개통됨)은 뭔가 아쉬운 구간만을 다닌다. 주변에 거주할만한 콘도도 적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MRT 역세권으로 인해서 콘도 가격이 아주 많이 상승해서 MRT 주변 콘도를 구하려면 월세 최소 100만원(방 1~2개) 정도는 고려해야한다.

택시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비가 오거나 교통이 혼잡할 경우에는 금액을 더욱 얹어 부른다. 그래도 택시비가 한국에 비해서 많이 저렴한 편이지만,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웃돈을 많이 얹어 부르는 경우가 많다. 우버가 동남아시아에서 철수한 이후에는 그랩이라는 서비스가 독점으로 인해 가격을 많이 올리기도 했다.


2. 월세 및 렌트비


한국에 비해서 월세가 저렴한 편이지만, 전세의 개념이 없고 반전세(보증금을 많이 깔고 월세를 줄이는 것)도 없기 때문에 월세를 꼬박꼬박 내면서 살아야한다. 집을 구매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월세를 내고 산다면 그다지 저렴하지만은 않은 말레이 물가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특히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고급 콘도를 가야 살만한 정도의 거주수준이 되는데, 안전한 거주지에 있는 좋은 콘도는 당연히 가격이 비쌀수밖에 없다.


3. 한식

한식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한식이 필수적이지는 않아서 괜찮은데, 주변에 한식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보면 꽤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인타운에 살지 않으면 한식을 찾아서 먹으러 다니기도 그렇고, 차려먹자니 한국 식료품을 사야하는데 수입품이라 가격이 꽤 나간다. 말레이시아 물가가 현지인 기준으로 한국에 비해 저렴한 것이지 한국에서 건너온 물품들을 찾는다면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4. 돼지고기 및 주류

이슬람국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사려면 현지 중국계들이 하는 식당이나 wet market(한국으로 따지면 재래시장같은 느낌, 육류 어패류 채소 과일류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다), 혹은 슈퍼마켓의 non-halal 섹션에 가야한다. 보통 할랄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소세지, 햄 등은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 아니라 닭고기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육류가 돼지고기라는데,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돼지고기를 파는 non halal 식당들도 있지만, 굳이 찾아서 가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5. 이슬람 문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불편한 요건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에는 긴팔에 긴 바지(특히 여성의 경우)를 입고 가야하고, 이슬람 기도시간에는 하루에 5번씩 확성기로 기도소리가 울린다. 주변에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많은 콘도라면 소음이 굉장할 수 있으므로 집을 보러 다닌다면 꼭 기도시간에 맞춰서 보러 가는 것이 좋다. 가장 이른 아침의 기도 시간은 새벽 4~5시 정도이므로 매일 그 시간에 깨고싶지 않다면 조심해야한다.


6. 의료

한국에 비해 공공의료시설이나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도 외국인의 경우에는 직장이 없다면 꽤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처럼 보장범위가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료서비스가 자주 필요하다면 유의해야한다.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한국에 왕래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역시 번거롭고 비용(항공편 등)이 많이 들 수 있다.


7. 치안

흉악범죄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소매치기나 차사고가 많은 편이다. 특히 불법 이민자들의 경우 오토바이로 차를 치고 가거나 백미러를 부러뜨리는 운전자들이 있는데, 잡아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잡기도 힘들다. 소매치기는 시내에서 매우 잦다. 가방을 잘 소지하고 다녀야하며,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으러 가는 사이에 가방을 통째로 집어가는 경우도 있다. 한국처럼 안심하고 카페 테이블 위에 핸드폰이나 가방을 놓고 화장실에 가거나 주문한 음료를 받으러 간다든지 하는 것은 절대 금물.

현지 경찰이 부패한 경우도 많아 여행객들이나 외국인들에게 길거리에서 여권검사를 불시로 하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8. 언어

영어만 잘해도 KL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다만 영어나 현지어가 전부 불가능하거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주를 재고해보기 바란다. 물론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만 생활한다면 거주가 가능은 하겠지만 역시 영어를 써야만하는 상황이 언제든 오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 영어를 얼마나 해야하나요 하는 질문이 있다면 당연히 '잘하면 잘할 수록 좋다.'

현지어도 가능하다면 좋지만, KL 시내에서만 거주하는 경우에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면 거주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