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면?

이런 사람은 오지 마세요 경고문


말레이시아에 처음 왔을 때

지금은 매일 타는 LRT안에서


말레이시아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럴까. 나는 짐작을 할 수가 없다. 다 각자 사정이 있는 것이고, 각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내 블로그에 '~~~한데 말레이시아 가도 될까요?' '~~벌면 ~~저금하고 살 수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해도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라고 적어주곤 한다.


각자의 만족의 기준도 다 다르다. 누군가는 얼마의 금액에 만족할 수 있고, 누구는 그 금액에는 콧방귀를 뀔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달 생활비로 100만원을 쓸 수도 있고, 누군가는 30만원만 쓸 수도 있다. 생활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몇 천 링깃을 받고, 몇 만 링깃을 받는데 얼마 저금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답변을 할 수가 없다.


그는 그렇다 치고, 가끔 회사 안팎에서 이런저런 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도 사람인지라 이리저리 마음이 휘둘리곤 한다. 그러나 그런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면서 배운 교훈? 이랄까, 경고하고싶은 말들. 한마디로 '이런 사람은 오지 마시오'. 와봤자 후회하고 돌아가게 될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에 오지 말 것*

1. 말레이시아의 급여 수준에 만족하지 못할 사람

2. 단순 업무나 반복 업무는 자신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신은 그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 (가장 많은 직종인 콜센터 뿐 아니라 어떤 업무여도 마찬가지다.)

3.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4. 그저 한국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진출의 발판이라도 될까? 하고 기웃거리는 사람

5. 다양한 문화와 생활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다른 문화를 무시하는 사람

6. 본인이 일하게 될 분야나 직무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본인이 일할 자리와 직무를 왜 저에게 묻죠? 저는 그곳에서 일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고, 너무나 무례한 사람들도 많이 봐왔다. 


사실 말레이시아에 처음 도착해서는 일을 하지 않고, 몇주정도 쉬는 기간이 있었다. 그 때 이런저런 외국인 커뮤니티에도 나가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또 친해지는 것도 이 곳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아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는 이 낯선 땅에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말레이시아에 사는 한국인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소리는 '왜 여길 왔어요?' '왜 굳이...?' 라는 질문이었다. 그 때는 내가 말레이시아라는 곳에 발을 붙인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었다. '그럼 본인은 왜 여기에 살고 계신가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 왜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 이 나라에 온 사람에게 한국인으로서 말해줄 수 있는 게 그정도 뿐이라니. 한국말로 말을 하고 있더라도 바로 옆에 앉아있는 말레이시아 현지인들에게 부끄러웠다.


말레이시아의 바다, 휴가


물론 사는 곳에 100% 만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건 내가 한국에서 살고 있거나, 미국에서 살고 있을 때나, 여기서 살고 있는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어딜 가든 단점이 있고, 어딜 가든 또 그 단점을 보완할 만한 장점이 있다. 물론 나도 이 나라의 느려터진 행정처리나, 아무데서나 붙잡고 돈을 뜯어가는(?) 경찰 혹은 공권력의 부패나, 공공질서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시민의식에 질릴 때도 많다. 


일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의 경력이 혹시 나의 커리어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닐까, 혹 이 곳에 있다가 발이 묶이는 것은 아닐까, 이곳에서 일하면서 배웠던 것들을 다음의 직장에서도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도 있고, 그 외의 별개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다. 그 때문에 울기도 해봤고, 속상함을 털어놓기도 했었고,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곳에 왔고,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고, 그리고 내가 내다볼 수 있는 앞으로의 시간 중 이 곳에서 일하면서 배울 날들이 그려지기 때문에 나는 내 일을 열심히 하고싶고, 이 나라와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싶다. 그게 사랑하는 것 까지는 아니어도, 훗날 마음속으로 '그래 내가 이런 곳에서 살았고 이런 것들을 배웠지' 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 나라에서 일하게 될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단지 패널티 때문에, 계약서 때문에, 채워야되니까, 억지로 참고 일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저 한국에서 취업이 안 되어서, 해외는 가고싶은데 다른 나라는 비자 따기가 어려우니까, 친구가 거기에서 일하니까. 이런 단순한(?) 생각들로 말레이시아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싶다. 이 곳이 나쁜 곳이라서 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진짜 이 곳에 맞는 사람인지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해외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한 번도 사회경험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고, 후회도 본인이 하는 것이다. 남이 감놔라 배놔라 해도 정작 감과 배를 놓는 것은 당신이라는 것을 명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