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취업에서 가장 고민을 하는 부분은 당연히 돈이겠지. 물론 본인의 커리어나 차후 동남아 외의 선진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말레이시아 취업을 원하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은. 그건 뭐 사람마다 다른거니까! 결국 나는 1년 생활을 돌아보면서 '금액'적인 부분으로 얼마나 쓰고있는지 돌아보겠다. 사실 이걸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을거고?

아래는 모두 KL 시내 기준임. (제발 페낭이고 조호고 PJ고, KL이랑 비교하지 마시길. KL과 물가 생활비 다른 거 다들 알잖아. 특히 집 값. 말해 무엇하리오.)



꽤 좋아보이는(?) 우리 아파트 수영장.

근데 한 번 발 담그고 놀았다가 온 종아리에 발진생김. 에라이.



1. 말레이시아 5000링깃

이 주제는 사실 내가 쓰면서도 부끄러운(?)데,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검색어중에 '말레이시아 5000링깃' 혹은 '말레이시아 6000링깃' '말레이시아 월급' 이런 키워드가 정말 많다. 그러니까, 결국 본인이 봤던 취업 공고나 최종으로 받은 오퍼가 5천이나 6천 링깃이어서 '과연 그 돈으로 살 만 한가' 라는 생각으로 검색한거겠지.

내가 말하고싶은 건, 적게 쓰면 살 만은 하고, 많이 쓰면 뭐 못모으고 다 쓰고 살...겠지? 운이 좋게도(?) 나는 저거 보단 많이 받음. 정확한 금액은 상상에 맡기겠음. 근데 내가 저 정도 금액을 받으면 좀 살기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을 함. 첫 6개월 간에는 28% non-resident 세금도 내야하기 때문에 초반에 아주 팍팍할 수 있음. 그리고 소비 패턴이 어떻느냐에 따라서 아주 달라질 수 있음.


2. 나의 생활수준은 어느정도인가

(교통)

나는 아주 자주 택시를 탐. 그냥 일반택시는 안타지만 우버, 그랩카 등을 아주 자주 탐. 일주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2~3일은 우버나 그랩카로 출퇴근함. (귀찮음 + 우기라서 비가 와서의 콜라보) 주말에는 항상 탐. 그래서 택시비로 꽤 금액이 나감. 다행인건 한국에서 대중교통비보다 여기서 택시비가 훨씬 덜 듬. 대중교통비도 비교할 바가 못됨.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데 편도로 500원도 안듬.

열심히 짱구를 굴려 본 결과는 택시 매일 타고 다니는 것이 차를 빌리거나 차를 소유하는 것 보다 적게 나감. 그리고 면허는 있지만 장롱면허에 운전 테러리스트이기 때문에 운전은 안하는 것이 피차 좋음. 


(식비)

그리고 나는 집에서 음식을 안해먹음. 삼시 세 끼를 사 먹음. 사실 식비로 드는 돈이 제일 큼. 한 끼 먹으면 싸게는 10링깃~거하게 외식하면 50링깃+ 정도 나옴. 정확히 계산은 안해봤는데 매일 세 끼 사 먹으면 꽤 지출이 큼. 그래도 한국보단 괜찮음. 술은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자주 안마시고 담배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돈은 거의 안씀. 


(주거)

주거비도 만만치않음. 한국에비해서 아주 싸다고 할 수 없음. 다만 나는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 한 개만 렌트해서 살고있음. 룸메들을 잘만나서 조용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잘 살고 있음. 주거비로 한달에 800링깃(고정)+공과금 100링깃(내외) 나감. 900링깃이라고 잡으면 편함. 혼자 살고싶으면 2500링깃 선에서 잡으면 됨. 좀 더 위치 좋고 시설 좋은곳으로 가면 더 비쌈. 혼자 살지 않기 때문에 주거비에서 세이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 다만, 룸메 복이 좀 있어야함. 전에 살던 곳은 룸메랑 미친듯이 싸웠기 때문에 그런 곳에 있으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 있음.


(기타 잡비)

이외에 통신비나 옷 사고 생필품 사고 하는 자잘한 돈. 통신비는 한국보다 훨씬 싸고 (내 기준으로 한달에 50링깃정도 씀 = 한화로 만삼천원 정도) 옷 사는건 한 달에 두어차례 사는데 한 번 쇼핑할 때 300링깃 정도 씀. 명품이나 브랜드에 별로 관심 없기 때문에 대부분 스파브랜드(Forever 21, ZARA 등)에서 사기 때문에 아주 돈이 많이 들지 않음. 여름 옷만 필요하기 때문에 더 싸게 살 수 있는 부분도 있음. 결정적으로 회사에 정장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피스 웨어에 깨지는 돈 없음.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생활수준! 한국에 비해서 아주 양호함. 한국에서 세 끼 다 사먹고 택시 자주타면 이 돈으로 어림 반 푼 어치도 없음. 사실 요즘, 한국가면 어떻게 살지? 하고 막막한 생각이 많이 듬.


3. 잦은 여행 + 한국으로 송금

얼마를 모았나를 생각하기 전에 잦은 여행비를 빼줘야함. 2016년에 태국 두차례, 필리핀, 미얀마, 말레이시아 국내, 호주, 한국 등 여행을 많이했음. 백패커 같은 곳에서 머물거나 친구네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숙박비는 많이 안듬. 그리고 에어아시아 특가를 잘 잡으면 비행기값도 싸기때문에 한국에서 해외여행할 때 보다는 부담이 적음. 하지만 여전히 여행에는 돈이 많이 듬!

가끔 효녀노릇 한다고 집으로 송금도 몇차례 했음. 경조사때 돈을 보탠다 거나 명절 때 부모님 송금해드리거나 한국 출장갈 때 선물을 사가는 등. 이건 어차피 아까운 돈도 아니고 나간다고해서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음.


4. 저금할 수 있나요?

내기준으로 보면 저금 충분히 할 수 있음. 5000링깃... 받아도...? 할 수 있을 것 같음. 다만 욕심을 좀 버려야 함. 본인이 혼자 살고 싶다고 스튜디오를 빌린다던지 하면 저금이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함. 한 달 생활비로 내 개인적으로는 정말 적어도 2000링깃 정도 나간다고 보기 때문에 만약에 스튜디오 렌트비 + 생활비 하면 5천 링깃으로 살면 저금은 못한다고 봐야될 것 같음. 가끔 여행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만약에 당신의 월급이 5천링깃이라면 아주 빠듯할 것으로 예상됨.


*한국이 아닌데 한국과 비교해 무엇하리*

한국에서의 삶의 수준을 원한다면 한 달에 생활비로 3000링깃 이상 훅훅 나가는 건 정말 쉬울 수 있음. 게다가 혼자 살게 되면 그 때부터 집 값이며 공과금이며 생활비며 이것저것 나가는 비용이 아주 많을 것임. 본인이 집이 낡았다던가, 지역이 조금 시내와 떨어져 있다거나, 룸메와 같이 나눠서 써야한다던가 이런 부분들을 감수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살 만 하다(?) 라고 생각함.


술값은 기타 생활비에 비해서 비싼 편이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께는 부담이 될 수 있음. 여기는 아무리 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덜하다지만 여전히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술에 세금이 많이 붙어서 술값이 다른 것 보다 비싼 편임. 담배는 내가 근처에도 안가므로 얼마나 비싼지 모르겠음. 다만 싸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음.


한국과 비교해서 계산기 두드리면 좀 골치아파질 수 있음. 다만 말하고 싶은 건. 한국에 비해서 아주 싸다고 생각하면 오산임. 본인이 와서 마막(길거리 포장마차 느낌, 저렴하지만 위생적으로 아주 떨어지고 건강상 패스하는 것이 좋음)음식, 길거리 음식, 나실라막 등만 먹고 한 끼에 5링깃만 쓰겠다 하는 것이 아니면 한국에 비해서 1/3 이정도의 생활비를 생각하는 건 아주 큰 착오임.


한국에 비해서 분명 싼 것들이 있음. 택시비를 비롯한 교통비, 통신비, 주거비(서울에 비교할 시 아주 조금 쌈) 등은 쌈. 그 외는 한국에 비교하면 2~30% 내외 정도로만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혼자 살 경우 의외로 돈 많이 듬. 나도 여기에 처음 왔을 때는 동남아 국가에 대해 아주 저렴하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좀 어려웠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개념이 잡힌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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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5000링깃 받으면 살 만 한가요?' <- 방금 위에 다 썼잖아요? 글은 읽고 댓글을 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