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취업 생활비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볼륨이 생각보다 많다. 이전 글은 너무 오래되어서 현재(2018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작성해보려고 한다. *이 글은 주재원이나 이민자, MM2H가 아닌 말레이시아 현지 취업 직장인 싱글 여성을 기준으로 합니다. 개인마다 생활비는 크게 차이날 수 있으니 읽기 전에 유의해주세요. 


1. 5000링깃? 생활비 아니면 월급

말레이시아 월급은 도무지 오를 생각이 없나보다. 아직도 4500, 5000링깃을 월급이라고 버젓이 올려놓는 회사들이 있다. 예전에는 하도 '원래 그게 기본이야'라는 후려치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서 그런지 그게 당연한 것인줄 알았다. 그래서 내 월급이 높다는 착각까지 함.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월급이 높기는 개뿔. 당시 월급은 오히려 아주 낮은 편이거나 평균에 못미치는 금액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 월급은 낮은사람과 비교하는게 아니라 높은사람이랑 비교해야한다! 또 너무 높은사람이랑 비교하면 열등감에 사로잡히므로 적당히 비교하자. 대략 30% 상위 선에서?

지금 월급은 공개할 수 없지만, 말레이시아 취업을 처음으로 했던 것에 비해 많이 받고있다. 지금도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긴 하다(ㅋ) 그런데 예를 들어 n천링깃을 더 받게 되면 그만큼을 더 저금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것도 아니다. 오히려 씀씀이가 더 커지고 저금하는 금액은 줄어드는 참사가.

월급이 적을 때는 오히려 아끼고 절약하게 됐었는데 '내가 이정도도 못써?'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그런지 씀씀이 매우 늘어남. 아 내 통장. 될대로 돼라, 노후 준비는 30부터 라고 다독여 봄.

아무튼 5천링깃을 월급으로 제안받으셨다면 그거 절대 평균금액 아니고 아주 적은 금액이므로 오케이 하지 마십쇼. 


2. 집값

렌트를 방만 렌트하는 경우는 1000링깃 내외로 방을 구할 수 있지만 (방 혼자쓰고 화장실 쉐어하는 경우) 집을 통째로 렌트하면 최소 1500, 2000링깃은 생각해야한다. 특히 KL 시내에 산다면 2000링깃으로도 스튜디오 하나 구하기가 꽤 힘들다. 만약 그 가격 이하의 스튜디오가 있다면, 1) 콘도가 낡았거나 2) 위치가 별로거나 3) 사건사고가 있었던 곳(자살, 살인사건 등)일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자. 특히 KL 시내에 수요(집 구하는 사람)보다 공급(집 내놓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다 미친듯이 콘도를 짓고 있어서 아주 날림공사를 하고 방음이 안되고 이런 경우가 있으니 가격만 싸다고 계약하지 말고 조심하자.

방값 이외에 전기세, 상하수도, 도시가스비, 인터넷비 정도가 추가된다. 전기세는 본인이 에어컨을 많이 틀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전기 들어가는걸 많이 쓰면 많이 나온다. 나는 한달에 600링깃까지 나와봤다. (크흡) 에어컨만 더울때 잠깐 쓴다고 하면 2~300링깃 쯤 나올 것 같다. 인터넷 비용은 보통 한달에 150링깃(100mb/s) 정도. 이것보다 저렴한 플랜은 속도가 낮아서 쓸 수 없다. 룸메 구할때 30mb/s를 고속 인터넷이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느림. 


3. 식비


식비는 정말 본인이 쓰기 나름인데, 싸게 먹으면 2~3링깃에도 한끼 해결(나시르막 등)이 가능하고, 비싸게 먹으면 200~300링깃으로 한끼를 해결하기도 함. 뭐 그 이상의 파인다이닝이야 어쩌다 한번이니 제외하고. 마막이나 푸드코트 같은 저렴한 옵션이 많아서 오히려 해먹는 것보다 사먹는게 저렴하기도 함. 하지만 바깥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자. 식중독도 조심할 것. 밖에서 먹는 해산물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경우에도 가격차이가 크게 날 수가 있는데, 파사말람이나 말레이 현지인들이 가는 그로서리에서 재료를 산다면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지만, B.I.G, 빌리지 그로서 등 비싼 마트로 가면 재료도 당연히 비싸다. 마트는 BIG, 빌리지 그로서가 제일 괜찮고(Mercato도 괜찮음) > 자야그로서 > 테스코 > AEON > AEON BIG 이런 순서인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위생도 별로고 재료 신선도도 떨어진다. (AEON, AEON BIG에 갈 때마다 바퀴벌레를 안 본 적이 없다. 아, 샘스그로서리에서는 내 팔뚝만한 죽은 쥐도 봄. 바닥에 있었는데 30분 동안 안치우더라. 독해.) 


4. 술값

술값이 참 조심해야될 부분 중 하나이지. 맥주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좀 더 비싼 편인듯하다. 하지만 와인은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 일단 호주산 와인이 거리가 가깝다 보니 저렴한 것 같고, 유럽이나 남아공 와인도 괜찮다. 미국 와인(나파 등)은 거리탓인지 좀 비싼 감이 있다. 호주산 와인을 기준으로 괜찮다싶은 중저가 와인은 60~70링깃 수준으로 한 병을 구매할 수 있다. 50링깃 이하 와인은 추천하지 않는다. 진짜 취하고 싶어서 마시는거 아니면... 한 번 50링깃짜리 와인을 사서 마신 적이 있는데 말그대로 역했다. 모든 기준은 레드와인. 로제, 화이트와인은 마시지도 않고 사지도 않아서 모르겠다.


5. 영화 및 문화생활

영화값이 정말 저렴한 편. 1인 기준으로 15링깃? 수준이면 영화를 볼 수 있다. (수요일인가 뭐신가 문화의 날이라고 더 저렴한데 사람 많아서 피함) 대신 영화관 매너가 똥이다. 핸드폰을 대놓고 꺼내놓고 통화를 하거나 커리 등의 냄새 풀풀 나는 음식을 먹는 경우도 흔하다. 커플이나 친구끼리 와서 수다의 장을 벌이기도 함. 정말 못참겠다 싶으면 주의를 주는 편이지만 이제는 좀 적응된 탓인지 정말 신경쓰이지 않으면 그냥 둔다. 맘편하게 보려면 제일 뒤에 커플석을 노리자. (영화관 제일 뒷자리 2좌석씩 떨어져있다. 양 옆에 사람이 없으니 쾌적) 혼자 보는 경우에도 그냥 두 자리 사서 커플석에 가기도 한다.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부분 한국보다 빨리 개봉하는 탓에 개봉하는 거의 모든 블록버스터 영화를 본다. 

다른 모든 문화생활도 한국보다 싸다. 한국이 100이라고 치면 70~80정도의 금액으로 충족이 되는듯하다. 


여행이나 기타 본인 기준으로 쓰는 쇼핑이나 여가생활 금액은 제외함. 모든 생활비를 통틀어서 생각해보면 한국기준의 삶의 질?을 누리려면 생각보다 드는 비용이 많다.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결코 만만하지는 않은듯하다. 월세도 그렇게 싸지 않은 편이고 (월세 50만원 정도는 써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는듯함) 식비며 뭐며 싱글 기준으로 생활하기가 녹록치않다. 물론 영어권 선진국가에 비하면야 새발의 피겠지만. 그렇다고 동남아 국가라고 해서 엄청 싸다!는 생각으로 오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물가에 놀랄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