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하루만큼은 나도 호날두이고싶었다...

회사에서 친한 친구가 날더러 풋살대회에 참가하라며 거진 몇주를 잡고 나를 꼬드겼는데... 이유인즉슨 풋살대회에 여자멤버가 꼭 필요했던 것. 여성멤버가 없으면 참가조차 못하는 규정이라고. 자기들이 몇달동안 합을 맞춰서 연습했는데 최소 여자멤버 규정때문에 떨어질수야 있겠냐며. 심지어 내가 밥먹고있는데 식당에까지 찾아와서(-_-;; 흐미 무서운놈들) 나를 설득했다. 그래서 결국 참여함!

아니나다를까 가자마자 여자멤버들은 찬밥 신세. 뭐 나라도 풋살이라는 걸 해 본적이 있을 터냐. 그냥 달리라고 할 때 달리고, 막으라고 할 때 막고. 나한텐 공이 올 일이 없어서 그나마 부담감이 덜했다.

그런데 풋살대회라는 것이 나는 그냥 조기축구회처럼 주말에 몇팀 모여서 경기하고 끝나고 거하게 밥먹고 흩어지는 류의 그런 것인줄 알았는데, 꽤나 규모가 컸다. 심지어 그룹당 4~5팀씩 4그룹으로 나누어서 토너먼트식으로 이루어졌는데, 결승까지 간 팀은 무려 하루에 그룹경기 4차례, 4강, 결승까지 여섯 경기를 소화해야되는 미친 일정이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대회', 큰 경기였다.

게다가 우리 회사에서 참가한 동료들도 이 경기를 엄청나게 진지하게 임하고 있었기에... 그냥 머릿수만 채워볼까 하고 나갔던 나를 아주... 음. 그래. 힘들게했지. 하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정말 거짓말 안하고 이런 '팀경기'에 대회를 나가보는 것은 태어나서 이십몇평생 처음이라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고, 아무튼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몰랐던 다른 팀 동료들도 많이 알게되어서 기뻤다. 특히 풋살팀 주장(사실 나는 얘가 좀 차려입고 오길래 팀장급이라거나 아무튼 높은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냥 나랑 같은 사원이었음)님은 호홓. 아주 성격도 좋고 친절하고 매너남이었다. 나중에 내 딸(?피카츄?상상속동물?)은 이런 사람에게 시집보내야겠어.

지금 러닝하고 살짝 머리가 알딸딸해서 헛소리를 늘어놨는데 아무튼 뿅. 

+ 나는 다른 풋살 경기가 있으면 참가하고싶은데 이번처럼 여자멤버 인원이 필요하지 않으면 이놈들이 끼워주지도 않을거같다. 역시 승부의 세계(?)는 냉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