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과 관련해서 이미 취업을 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혹은 해외취업을 했다가 근무 후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 그 외에도 해외취업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어디서 주워 들은 것들로 하는 말이 있다. '그건 이래서 안되고', '이건 저래서 안돼', '아마 안될걸?' 이 예시들처럼 부정적인 말들이 대부분이다. '넌 아마 안될거야' 라는 부정적 결말이다.

한계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본인이 겪은 우여곡절, 일화 등을 남에게 전달하므로써 그 사람의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유독 해외취업, 해외생활, 영주권이나 비자 취득 등의 '드물지 않지만 흔하지도 않은 일',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성공한 일'에 대해서는 잔인해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감히 네가 날로 먹으려고 해?'

'내 소득은 10인데 (금전적인 소득을 비롯해 누리고 있는 삶 전체) 감히 애송이가 11을 넘 봐?'

해외취업은 쉽지 않다. 요구하는 자격 조건과 능력 면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에서 교육을 다 마치고 경력 없이 해외취업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인맥이나 거주 경험, 교육 배경이 없는 외국인을 먼 타국에서 아무런 자격 조건 없이 툭 일자리를 던져주고, 시간과 돈을 들여서 비자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취업과 같이 아직 정보가 많지 않은 곳에 있어서는 더욱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의 내가 그랬듯이. 지금에서야 조금씩 정보가 전달, 공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 정보의 수요보다 공급이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이다.

나도 누군가, '저 아무것도 못하는데 취업 가능해요?'라고 물으면 머릿속 물음표 백만개와 함께 '글쎄요. 어렵지 않을까요' 라는 답변밖에 줄 수 없을테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라고 열린 답변을 주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그 사람의 인생을 단 몇줄의 텍스트로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거니와 이 땅에 있는 모든 기회를 알고 경험해 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취업 희망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거기 가서 이 돈으로 살 수 있나요' '그 곳에서 경력을 쌓아서 다른 쪽(산업군 혹은 다른 국가)으로 이직이 가능할까요' '이런 배경인데 취업이 될까요' '콜센터 취업이 괜찮을까요' 등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왜 그런 질문들이 나왔는지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래도 된다' '기회는 있다' 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원하고 있어서 혹은 정말 아무 정보가 없이 답답하고 절박하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 당신의 이런 질문에 '안돼요' '안될걸요' '힘들거에요' '다시 생각해보세요'라고 한다면, 때로는 그런 말들을 흘려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