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면접)을 피하고 싶은 직장인의 자세


이직에 도전한지 두 달? 쯤 되었나. 사실 최근에는 이직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연락이 조금 뜸해진 것이 사실인데, 어쨌든 이제까지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



1. 두 차례 최종 합격

두 차례를 최종 합격 했는데, 다 거절했다. 본인이 지원하고 붙었는데 왜 거절 했는가. 요새 취업난이 심하다던데. 라고 물으신다면, 아직 배때지가 불러서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 해야 할까나.


첫 번째 붙은 곳은 영업직이었는데, 아주 연봉 조건이 파격적이었다. 특히 성과급 부분이... 내가 영업실적을 잘 낼 수만 있다면 몇 년 일하면서 돈을 긁어 모을 수 있는 포지션이었다. 그런데 가지 않은 이유? 우선 Korean Speaking직이었고, 한국팀안에 있다는 게 가장 큰 디메리트였다. 지금 내가 Korean Speaking으로 Inside 혹은 Telesales쪽으로 가게된다면 나의 커리어에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


두 번째 붙은 포지션은 아주 단순한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었다. 이 회사도 물론 지금 연봉보다 더 쳐줄 것이고 성과급도 더 주겠다며 나를 꼬셨는데, 글쎄. 우선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이 업무도 또한 커리어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쪽은 영어로 일하는 포지션이고 한국팀원들과 부딪힐 일이 없음은 장점이었지만, 이 회사에서 적어도 2~3년 이상을 일 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친구가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 친구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더니 그다지 긍정적인 답변이 오지 않았다. 사실 이 회사를 지원했던 이유는 A라는 포지션에서 일을 시작해 내부이동으로 Channel Sales나 Marketing으로 이직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는데, 내부이동의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두 회사 모두 내가 원하면(?) 다시 지원해서 다시 갈 수 있을만한 곳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지금 이직하게 되면 좀 더 장기적으로 커리어 패스에 두 번째 돌을 놓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 같다.



2. 꽤 매력적인 회사에서의 이직 제안

얼마 전 싱가포르 리쿠르팅 컴퍼니로부터 미친듯이 전화가 왔다. 하루에 5차례 이상을 전화를 해댔는데, 내가 다 못받음. 그리고 나서 이메일로 전달을 받았는데, 꽤 매력적인(?) 포지션을 제안해왔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도 연관성이 있었고, 앞으로 꽤 발전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또 이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다음 이직시에 도움도 될 것 같았다.


다만 이 회사에서의 포지션은 리쿠르팅 컴퍼니를 통해 일하게 되는 파견직이었다. 게다가 1년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했다. 싱가폴로 넘어가는 옵션이 아주 매력적인 선택지이기는 하나, 1년 계약직이라면 지금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것도 거절.



3. 한국으로 오세요.

몇몇 스타트업 쪽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지원해보라며 연락이 왔다. 이전에 스타트업 경력도 있고 하다보니 그랬던 것 같은데. 절대 스타트업에 다시 갈 생각이 없다.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안좋은 기억이 너무 많았고, 경력이 되지 않을 잡무/잔업 등과 부족한 복지 및 급여는 다시는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정말 이직이 해외에서 되지 않는다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힘들다는 건 감안하고 내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할 업계가 있다. 아 정말 마지막 선택지이고, 정말 선택하지 않고 싶지만 왠지 한국으로의 귀향이 눈 앞에 그려진다. 아직은 포기하지 말고 해외에서 더 뻗대봐야겠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 특히 사계절은 너무나 싫다.



당분간 이 블로그에는 이직, 해외취업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올 것 같다. 


*사진 출처: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