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PR 차원으로 보이는 인터뷰기사를 보았다. 브랜드는 한복의 대중화를 꾀한다는 히스토리 바이 호호당. 

해당 브랜드의 대표는 일본의 유카타/기모노 등이 스파브랜드에서도 팔리고 대중화 되는 것에 비해 한복은 어렵다고 느껴지며 매우 비싸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들어 해당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본인이 저고리를 하나 따로 사려고 했더니 따로 사는건 전체를 맞추는 것보다 비싸거나 저고리만 따로 파는 곳이 없었단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에서 유카타를 S, M, L 사이즈로 기성복처럼 파는 것을 보고 한복도 이렇게 쉽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http://naver.me/5O4INAkc


양 대표는 결혼할 때 맞췄던 ‘녹의홍상(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을 친지 결혼식에서도 입고 싶어 저고리만 따로 사려 했지만 녹록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저고리만 파는 곳도 없었고, 비용도 거의 한 벌을 다시 맞추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비쌌다. 한복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사는 것도 입는 것도 까다롭고 복잡한 한복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의도도 좋고 이유도 그럴싸하다. 브랜딩도 잘 한 것 같고 디자인도 꽤 괜찮다. 흥미가 생겨 웹사이트를 찾아 해당 한복을 찾아보았다.



디자인이 예쁘다! 예쁜 한복이다.


저고리 두 종류에 치마 서너 종류. 한복의 대중화? 쉽게 접할 수 있고 골라서 살 수 있다는 컨셉에는 전혀 맞지 않는 품목수. 인터뷰 내용과는 전혀 상반된 가격도 충격적이었다. 저고리 하나에 14만원, 치마는 17만원. 와우. 한 벌을 맞추면 30만원이 넘어간다. 대중화랑은 전혀 거리가 먼 가격이네요. 본인한테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격으로 보이나. 유니클로나 기타 스파브랜드가 왜 유행을 하는지 한 번만 생각해봐도 답이 쉽게 나올텐데. 유니클로가 대중적인 것만 보시고 가격은 안보셨나봐요. 


한복을 일상생활에서 입지 않게 되는 이유는 가격도 있지만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세 설명에는 구두 굽에 따라 치마 길이도 조절 가능하고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다는데, 기존의 한복 착용 방법에서 크게 용이해진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기성복으로 원피스를 입으면 훌렁 훌렁 목구멍과 팔구멍에 머리와 양 팔만 끼워넣으면 끝인데, 구두 굽에 따라 길이를 조정하고, 치마가 뒤틀어지지 않도록 안쪽 끈을 여매고 저고리를 입은다음에 고름을 매고 네... 그만 알아보자.


물빨래가 편하도록 원단을 만들었다고는 하는데 울샴푸에 손세탁 예... 참으로 편리. 세탁할 때마다 동정을 뜯어서 새 동정을 달아서 예... 참으로 일상적.


포지셔닝을 실패하신듯하다. 좋은 원단 써서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라고만 했어도 이렇게 띠용스러운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을텐데. 네. 한복의 실용화/일상화는 다음기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