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일을 잠시 했다. 2주간 진행했는데, 진입장벽은 낮았지만 점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의 글은 그 과정과 그간 느꼈던 프리랜서 일에 대한 소소한 감상 정도. 




1. 시작은 가볍게

기존 정규직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일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프리랜서 일을 겸업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절대 겸업에서 기존 소득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크고 빨리 지치게 되기 때문. 


그래서 회사 퇴근 이후에 2~3시간 정도를 투자해 가볍게 할 수 있으며, 초기 자금이 들지 않으며,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았다. 초반부터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 것들은 제외.


2. 비딩 따내기

프리랜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를 구해야한다. 내가 무턱대고 '나 일 하겠소' 한대도 써줄 사람이 없으면 무슨 소용. 클라이언트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일단 나를 뭘 보고 쓸 것인가. 비딩 따내기에서 가장 쉬웠던 것은 내가 경력이 있는 분야 그리고 인맥이었다.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디서나 통하는 것 같다. 가끔은 아날로그적인 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다.


3. 수익

프리랜서 수익은 생각보다 꽤 짭짤했다. 다만 정규직을 넘 볼 정도는 당연히 아니고, 그의 반에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소일거리 한다 치고 시간 남을 때 게임이나 영화보는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하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가만히 보냈더라면 지나갔을 시간이 금전적인 보상으로 돌아오니 기분이 좋았다.


4. 장기적인 관점

장기적으로 당연히 프리랜서가 될 생각은 없다. 역시 회사 소속되어서 정해진 월급 받는 것 만큼 어려우면서 쉬운 것도 없는 것 같다. 고정수입이 있다는 것은 재정, 심리적으로 엄청난 안도감을 준다. 따라서 고정 일자리를 두고 프리랜서 일을 겸업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 한계

우선 가장 큰 단점은 정해진 시간도 없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고정된 일자리는 9-6 등의 업무시간이 정해져있어 그 시간에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계획하는 것이 쉽다. 프리랜서는 그런 것이 없다. 문제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만 일할 수도 없다는 점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일이 정해지기 때문. 각 프리랜스 업무의 urgency가 다르기 때문), 그리고 쉬고싶은 시간에 갑자기 일이 들어오면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된다는 점. 처음에는 돈이 들어오니까 재밌다가도 쉬고 싶을 때 일을 해야된다는 게 짜증이 났다.


두번째 단점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맞춰야한다는 점.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비딩을 낮게 쳐서 시간당 레이트가 매우 낮았는데도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은 우주에 가 있는듯하다. 정규직 업무야 내가 늘상 하던 일이니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확실하며, 클라이언트도 비슷한 클라이언트와 계속 일하기 때문에 해당 클라이언트에 맞게 Customize가 가능한 반면, 프리랜서 일은 대부분 계속 클라이언트가 바뀌기 때문에 customize도 어렵고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떤 스타일로 일하기를 원하는지 알아채기가 힘들다는 점.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게 계속 일거리를 찾아다녀야한다는 점. 롱텀 프로젝트를 구할 수도 있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고, 만약 있다고 해도 언제 갑자기 끝나버릴 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클라이언트를 chasing 해야된다는 점이 스트레스였다.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경쟁이 치열해 비딩을 낮게 치지 않으면 프로젝트 따내기가 어려운 것도 스트레스에 한몫했다.


6. 결론

결론은 프리랜서로 전업하기는 글렀다. 2주간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클라이언트 따내기, 연락하기, 시차로 인해 새벽에 일해야되는 점 등) 이런식으로 평생을 살아가기는 안되겠다 싶음. 역시 소일거리로 하는게 좋은듯하다. 정규직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