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소득세가 인상됐어요! 무려 3%p 나!


말레이시아에는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일하고 있다. 특히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는 인종이며 국적을 가릴것 없이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뛰고있다. 그런데 이놈의 말레이시아 정부는 우리 외국인 근로자들을 봉으로 아는건지 뭔지, 매년 소득세를 미친 인상폭으로 올려대곤 한다. 그리고 올해도 여김없이! 3%p나 올리는 기염을 토한다.


3%p라고 하면 감이 안오시죠 여려분? 관련 포스팅 :

말레이시아 임금 노동자를 울리는 25% 미친 소득세


작년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25%라고 하면 말이 달라질거다. 25%에서 28%가 되었다. 그러니까, 내 월급 1/4 떼어가던 거에서 그보다 더 후드리찹찹 한다는 건데. 이게 좀 심각하다. 말레이시아 체류 182일이 지나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월급을 본국이나 말레이시아 외 외국통화로 받는 주재원의 경우 제외) 무조건 28% 세금을 강탈당한(?) 후에 나머지 월급을 손에 쥐게 된다는 거다. 자그마치 28%!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이에 해당사항이 없거나 이만큼이 얼만지 감이 안오신다면 친히 알려드리리.


멘탈은 붕괴괴괴ㄱ붕괴


예를들어 내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치자. 기존의 25% 소득세를 제하면 나는 월급의 3/4를 실수령금으로 받게된다. 200만원 기준 25%이면 50만원. 이를 제하고 나면 내 수중에 떨어지는 월급은 150만원인거다. 이런 미친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부과되는 기간은 182일, 6개월이니 50만원*6=300만원이다. 6개월동안 나는 앉은자리에서 300만원을 강탈당한다(...)


그런데 이건 작년 기준 소득세인 25%고, 올해 1월 1일부터 28%의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부과된다. 위와 같이 내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200만원에 대한 28%의 세금은 56만원 가량이다. 그러면 실수령금은 144만원이다.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부과되는 6개월간 나는 336만원을 강탈당한다.


3%p가 오르면, 200만원 기준 임금노동자는 36만원의 소득을 더 빼앗긴다. 물론 환급을 받을 수 있다. 그 방법이 힘들고, 오래걸리고, 귀찮을 뿐. 물론 28% 전부를 돌려받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적용되는 기간이 지나고 나면 기존의 소득세가 적용되니 (소득세는 월급에 따라 다르다.) 그 기존의 소득세를 제하고, 내가 많이 낸 부분만 돌려받게 된다. 예를들면 28%의 세금을 182일동안 냈다면 나의 연봉 소득세 구간이 12%인 경우에 (28%의 세금 - 12%의 세금)만큼의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나는 25%, 28%의 미친 세금이 위의 계산처럼 200만원의 25%는 50만원이니까 나는 150만원만 받는거야. 이게 그냥 '단순 계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단순계산이 맞았다! 내가 1월치 월급을 받은 금액을 계산해봤더니 소득세 28%를 제한 정확히 72%의 월급이 들어왔다. 이런건 또 철저해. 나쁜...


한국의 경우에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내가 만약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라면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를 flat rate인 17%로 선택해서 17%에 대한 금액을 세금으로 내거나, 소득 구간별로 누진세가 적용되는 Progress Tax Rate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득이 적은 공장노동자나 단순 노무직 근로자의 경우에는 Progress Tax Rate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원어민 강사나 한국 업체에서 스카웃된(...) 고급인력들은 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Flat Rate를 선택하면 된다.


아! 역시 한국은 역차별이 쩌는 나라였어. 어차피 학원에서 일하면 대부분 세금문제까지 학원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골치아프게 이런거 계산하고 앉아있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소득세도 외국인한테는 참 합리적으로 되어있네 그려. 


어쩄든... 세금이 늘어나니 생활이 더 팍팍해지겠구만. 어디가서 이런거 말도 못하고 말이야. (내 월급 들통나니까...) 그냥 182일동안 쥐죽은듯이 살아야겠다. 내 월급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