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집값 - 같은 아파트인데 집값이 다른 이유


우선 이 글은, '매매'가 아닌 '렌트'를 중심으로 글을 작성함을 밝힌다! 매매와 관련된 내용은 필자도 잘 아는 바가 없으니... 말레이시아 집구하기 글을 참조해 매매관련 부동산 웹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어느정도로 주택 매매 시장이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콘도를 렌트할 때 다양한 요소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을 염두해두어야한다. 같은 콘도 내에 같은 평수의 콘도라도 가격이 다를 수 있는데, 처음 말레이시아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이유는 다양한데, 가구 유무, 가구의 품질, Partly Furnished인지 Fully Furnished인지, 고층인지 저층인지, 거실이나 방의 전망은 어떤지, 어떤 블록인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고 에이전트마다 비슷한 구성의 집이라도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선, 같은 콘도라도 집값이 달라지는 이유를 적어본다.



KLCC에 위치한 고급콘도 St Mary's. 한 번 가봤는데 어마무시하게 좋다.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1. 말레이시아 콘도 집값이 달라지는 이유 - 블록


쿠알라룸푸르 KL Sentral을 중심으로 시내에 있는 콘도들은 대부분 아파트 한 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아파트처럼 단지로 형성 되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1, 2, 3, 4, 5... 등 각각의 블록(아파트 '동' 개념)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각 블록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집값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LRT나 KTM 근처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각 블록마다 이 소음의 정도가 차이가 있다. 이런 경우 대중교통과 더 가까이 있는 블록일지라도 소음차이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또 메인 게이트에서 어느정도의 거리에 있느냐, 접근의 용이성(언덕 위에 있다거나 게이트에서 먼 경우)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바로 '수영장'. 사계절 내내 따뜻한(?) 동남아시아의 날씨 덕인지 대부분의 콘도에는 실외 수영장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이런 실외 수영장과의 접근성이 좋거나, 콘도 내 헬스장이나 스쿼시장 같은 운동시설, 사우나, 콘도 내 식당이나 미니마켓(슈퍼)이 붙어있는 블록이라면 가격이 좀 더 비쌀 수 있다.




2. 말레이시아 콘도 집값이 달라지는 이유 - 가구와 인테리어



한국의 경우 아파트를 지을 때 인테리어나 가구구성 (오피스텔이 아닌 경우 싱크대나 화장실 기본사항을 제외하고 가구가 없는 경우가 많음)이 대부분 동일하게 이루어져 있는데, 말레이시아의 콘도를 렌트할 경우에는 각 유닛마다 매우 다른 가구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구의 품질도 집마다 매우 다르다.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사항은 아래 리스트를 참고할 것.


바닥 재질
나무바닥과 타일 바닥이 있는데, 덥고 습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타일 바닥이 좀 더 낫다. 청소하기도 타일 바닥이 훨씬 편하다. 원목이 아닌 블록형 나무 바닥은 피할 것. 살다보면 흰개미가 생길 수도 있다. 또 블록형인 경우에 틈새에 먼지가 끼면 청소가 굉장히 곤란한데, 콘도가 차도와 가까이 있다면 창문만 열어둬도 엄청나게 먼지가 쌓인다. 


■ 가구 

가구의 경우도 합판으로 제작된 가구인지, 원목 가구인지 따져볼 것. 합판으로 된 가구는 습기 때문에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나무 썩는 냄새도 썩 유쾌하지는 않으니 1년 이상 장기로 살 집을 구한다면 가구구성을 확인할 것. 디자인보다 내구성이 더 중요하다. 특히 침대의 경우에는 매트리스나 프레임을 꼭 확인해볼 것. 나무프레임의 경우에 역시나 흰개미가 생길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는 베드버그가 유행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만약 발견하는 경우에는 개미나 바퀴벌레보다 심한 고생길이 열린 것이니 매트리스에 베드버그 배설물 (검은 반점들)이 있는지 꼭 확인할 것.


■ 에어컨, 천장 선풍기(실링팬)

매일 30도가 넘어가는 더운 기후에서 에어컨 없이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 천장형 선풍기인 실링팬이 설치되어 있는지, 각 방과 거실에 모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것. 


■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대부분의 경우 냉장고와 세탁기는 갖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냉장고는 고급 콘도가 아니면 한국식으로 대형 냉장고가 있는 경우는 드물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형, 소형냉장고가 많다. 세탁기의 경우에도 10kg 미만, 대부분 7~8kg 내외의 통돌이형 세탁기가 많다. 브랜드는 파나소닉, LG, 삼성, 히타치 등 다양한데, LG나 삼성의 경우 고급 브랜드로 인식이 된다.


■ 워터히터(온수기)

신식 고급콘도들은 워터히터가 필요없이 따뜻한물이 보일러에 연결되어 자동으로 나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워터히터가 필요한 콘도가 있다. 온수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수돗물을 틀어도 아주 시원한 물은 아니라 필자의 경우 굳이 워터히터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욕실에는 꼭 설치되어 있는 것이 좋다. 방 3개짜리 콘도에는 화장실이 2~3개가 있으니 화장실마다 온수기가 설치되어 있는지도 확인. 부엌 싱크대에도 워터히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온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요리를 자주 하거나 부엌에 온수가 필요한 경우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런식의 모던한 고급인테리어를 원하면 그만큼 집값이 비싸지는게 당연.




3. 말레이시아 콘도 집값이 달라지는 이유 - 전망과 유닛 위치, 층수


KLCC근처나 KL Sentral 근방의 콘도들의 가격차가 나는 경우는 전망과 유닛 위치, 층수 때문인 경우가 많다. 10층 이상의 고층 콘도는 최상층이 팬트하우스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 많고, 고층일 경우 전망이 더 좋고 조용하기 때문에 저층보다 고층이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있다. 고층의 경우 고급 인테리어나 고급 사양의 가구를 갖추고 있기도 해서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다. 


층수가 중요한 이유를 한가지 더 생각하자면 벌레와 각종 열대 동식물들 때문인데, 바퀴벌레가 밖에서 날아오거나(!) 도마뱀이 침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게다가 밖에서 날아오는 바퀴의 크기는 어마무시하게 크다. 바퀴벌레약을 뿌릴경우 내쪽으로 날아온다. 저층일 경우 창문을 열어놓으면 모기의 습격도 받는 일도 빈번. 되도록이면 7~8층 이상의 고층을 선택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다만 도마뱀은 10층 이상에도 잘 기어 올라온다. 그리고 무척 빠르다...


유닛 위치는 콘도 내를 바라보고 있는지, 밖을 바라보고 있는지의 차이이다. 콘도 주변으로 차도가 나있거나 KTM의, LRT, 모노레일이 다니는 곳이라면 콘도 밖을 바라보고 있는 유닛은 소음이 심한 경우가 있다. 특히 KTM 근처에 있는 집은 열차가 다닐 때마다 진동이 느껴질정도. 오전 이른시간부터 밤늦게까지 열차가 다니기때문에 집을 볼 때 반드시 이부분을 확인해야한다. 콘도 밖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 전망이 좋을지라도 콘도 안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 훨씬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것.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마뱀. 귀엽게 생겼는데 엄청나게 빠르다.

귀엽게 생겼지만 동침하고싶진 않음.



* 이 외에도 다양한 요소에 의해 집 값이 달라지는데, 집을 잘못 구하면 이만저만 골치가 아닌데다가 대부분 1+1년 계약이나 1년 이상의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자세히 따져보고 에이전트와 집주인을 괴롭히(?)면서 이것저것 고려해볼 것. 집을 서너군데 보고 맘에든다고 바로 선택하지 말고 여러 에이전트들과 연락해보고 같은 콘도라도 여러 유닛 (최소 10개는 보는게 좋다.)들을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역시 질문사항은 아래 댓글로!